어두운 세상속에 빛이 되는 실로암

  • 소식알림
  • 실로암 뉴스 S-tand

실로암 뉴스 S-tand


실로암 뉴스 S-tand 게시판

[뉴시스] 눈 가리고 6타수 5안타…"시각장애인 야구단을 아십니까"[당신 옆 장애인] (25.09.13)

  • 2025-09-15 11:37
  • 실로암
  • 9

시각장애인 야구단 이기영씨 인터뷰

"기회 온다면 해외 대회도 참가할 것"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안대로 눈을 가린 타자가 타석에 선다. 마운드에서 투수가 잡은 공에는 "삐삐" 소리가 난다. 투수가 투구를 하자 "삐삐" 소리만 듣고 과감히 방망이를 휘두른다. 타격에 성공한 타자는 또다른 "삐삐" 소리가 나는 1루로 전력 질주하고, 득점에 성공한다.

지난 12일 뉴시스와 인터뷰 한 시각장애인 이기영(25)씨는 시각장애인 야구단 실로암샤인즈 선수다. 한 경기에 6타수 5안타를 기록할 정도의 강타자다. 


시각장애인 야구(Beep Baseball)는 비장애인이 투수와 포수를 맡아 공을 던진다. 공은 일반적인 야구공보다 약 2배 정도 크고, '삐삐'하는 전자음이 나오는 특수 제작 공이다.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인 투수가 공을 치기 쉽게 던져주면 타자가 소리를 듣고 타격하게 된다. 타자는 전맹을 제외한 모든 타자가 안대를 착용해 시각 장애 정도의 차이로 인한 유불리를 없앤다.

타격에 성공하면 타자는 소리가 나는 베이스가 있는 1루로 달리게 되고, 수비수가 공을 잡아 들어 올리기 전에 타자가 1루에 선착하면 1득점이다. 1루 도착 이후에는 별도의 주루 플레이 없이 다음 타자로 공격이 연결된다. 스트라이크는 4개면 아웃이다.


실로암샤인즈는 2011년 실로암복지관이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 야구 장비를 도입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야구단 활동을 한 이씨는 "원래 야구를 좋아했는데, 시각장애인 야구를 하면서부터 나도 이렇게 해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정규시즌 누적 관중 수가 2억781명에 달했고 2024년과 올해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불러모았다.

단 시각장애인 야구는 여전히 생소한데,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시각장애인 야구단은 실로암샤인즈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실로암 샤인즈는 다른 팀과의 대결이 아니라 청백전 형식의 자체 경기만 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는 24개 이상의 시각장애인 야구단이 존재하고, 시각장애인 야구 경기를 주관하는 NBBA의 월드시리즈도 열린다.

이씨는 "시각장애인 야구가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저희가 다 즐겁게 야구를 하며 활동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와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실로암샤인즈 선수들은 매주 토요일 오전 금천베이스볼파크에 모여 2시간 가량 연습을 한다. 이씨는 "기회가 온다면 해외 대회에 참가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야구는 비장애인의 지원도 필요하다. 공을 던지고 받는 투수와 포수는 비장애인이다. 타자를 타석까지 안내하고 1루에서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길을 동행하는 것도 비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다.

이기영씨는 "선수들이 거의 다 안 보이는 분들인데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계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912_0003327160